어느 날부터인가
부모님의 뒷모습이
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.
예전에는
언제나 커 보이던 등,
든든하게 느껴지던 어깨가
이제는
조금씩 굽고,
조금씩 느려지고 있었다.
어릴 적,
나는 그 뒤에서만 걸어도
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기분이 들었었다.
그런데 어느 순간부터,
그 뒷모습이
나를 지켜주는 풍경이 아니라
내가 바라봐야 할
현실이 되어버렸다.
부모님의 걸음은
언젠가부터 조심스러워졌고,
작은 계단 앞에서도
잠깐 망설이게 되었다.
그 모습이
괜히 마음에 걸려
뒤에서 손을 내밀게 된다.
괜찮다고,
아직 멀쩡하다고 하시지만
나는 알고 있다.
그 말이
나를 안심시키기 위한
부모의 습관이라는 걸.
그래서 요즘 나는
부모님의 전화를 받으면
바쁘다는 말보다
조금 더 오래 통화를 하게 되고,
친구를 만나는 시간보다
가족과 밥 한 끼를
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.
부모님의 뒷모습이 작아진다는 건
내 인생에서
가장 큰 변화를 의미한다.
이제는
내가 뒤에 서 있는 게 아니라,
조금씩
부모님 앞으로
걸어 나가야 한다는 걸
깨닫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.
언젠가는
이 뒷모습이
그리움이 될 거라는 걸 알기에
나는 오늘도
조금 더 오래 바라본다.
'경험담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가족은 결국 기다려주는 사람이다 (0) | 2025.11.29 |
|---|---|
| 나이가 들수록 지켜지는 사람, 사라지는 사람 (0) | 2025.11.29 |
| 언젠가 내가 돌봄을 받는 날이 온다면 (5) | 2025.11.29 |
| 건강보다 무서운 건 외로움이었다 (0) | 2025.11.29 |
| 노후가 두려워진 진짜 이유 (0) | 2025.11.29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