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족이 아프기 전까지는
아픈 사람을 ‘걱정’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.
그 사람이 낫기를 바라면 되고,
힘내라고 말해주면 되는 줄 알았다.
그런데 막상
내 가족이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.
걱정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.
병원에 가는 날은
머릿속에 수십 가지 생각이 동시에 떠오른다.
오늘은 나아질까,
아니면 더 나빠질까,
이 약은 맞는 걸까,
이 선택이 옳은 걸까.
그리고 그 생각들은
집에 와서도 끝나지 않는다.
가족이 아프면
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친다.
웃고 있는데도 웃는 게 아니고,
밥을 먹어도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.
무엇보다 힘들었던 건,
아픈 사람 앞에서는
어떤 말도 쉽게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.
괜히 말 한마디 잘못 꺼냈다가
상처가 될까 봐,
기운 빠질까 봐,
속으로만 삼키는 말들이 점점 쌓였다.
그러다 보니
어느 순간부터
나 자신이 보이지 않았다.
매일 누구를 챙기느라
정작 나를 돌볼 시간은 없었고,
힘들다는 말조차
사치처럼 느껴졌다.
가족이 아프다는 건
단순히 병이 생긴 게 아니라,
일상이 통째로 바뀌는 일이다.
웃음의 횟수가 줄어들고,
약속이 줄어들고,
미래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
조심스러워진다.
그래도
그 안에서도 알게 된 게 있다.
아픔 속에서도
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걱정하고,
말없이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
큰 위로가 된다는 사실이다.
아플 때 가장 무서운 건
고통보다
혼자라고 느끼는 마음이다.
그래서 나는
말수가 줄어도
곁에 앉아 있으려 했고,
대단한 말이 아니어도
따뜻한 온기 하나는 전하고 싶었다.
혹시 지금
당신도 누군가의 곁에서
조용히 버티고 있다면
그 자체로
이미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는 말을
전해주고 싶다.
당신은 혼자가 아니다.
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,
분명 지나갈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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